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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김 씨, Kim, Gim, Khim, Keem

기호 언어학

by 새한글(고제윤) 2023. 9. 15.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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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씨 김

 대한민국 성씨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가진 성씨가 '김'입니다. 무려 2천만 명 정도에 해당한다고 하니 대략 전체 인구의 40%에 가까운 인구가 김 씨 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 뒤를 이어서 이 씨, 박 씨, 최 씨, 정 씨의 순서로 많은 사람들이 성씨를 가지고 있습니다. 외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김 씨, 이 씨, 박 씨가 왜 그렇게 많은지 의아해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김'이라는 성씨를 알파벳과 같은 원리를 사용하여 표현한다면 [ㄱ ㅣ ㅁ]에 해당합니다. 이들 각각에 해당하는 알파벳을 표현한다면? 이때부터 혼란에 빠집니다. 기역을 영어로 어떻게 하지?, good과 같은 글자를 보면 g로 표현하면 될 것 같은데, g로 표현하면 지읒으로 읽는 경우가 있습니다. '김'이 아니라 '짐'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k입니다. K는 우리말에서 키읔인데 내 성씨가 갑자기 '킴'씨가 되는 것이 아닐까 의문을 갖게 됩니다.

 이러한 혼란은 알파벳이 여러 가지 발음으로 될 수 있다는 사실과 각각의 영어의 소리와 우리말 소리가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우리말 기역은 영어의 g와 다르게 무성음입니다. Good의 예를 들더라도 g발음은 우리말 기역에 비해서 울림소리가 강하게 작용합니다. G가 '지읒'으로 발음되는 경우, 예를 들어 age와 같은 경우를 제외하고, g가 우리말 기역과는 다른 소리입니다. 특히 영어의 소리는 유성음과 무성음이 쌍을 이루어 구별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말에 비해서는 유성음이 많습니다. G 역시 유성음으로 우리말 기역과는 다른 소리입니다. 우리말 기역과 무성음이라는 특성을 갖는 소리가 k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김'이라는 이름을 Kim으로 표현하는 이유가 됩니다.

성씨 '김'을 알파벳으로 표기하는 원리

 그런데 우리말에서 k소리는 키읔으로 표현되면서, 기역과 다른 소리라는 사실에서 혼란을 겪게 됩니다. 분명 '김'인데 '킴'이 되었다는 불만이 생길 것입니다. 이러한 혼란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우리말에서 기역, 키읔, 쌍기역은 명확히 구별되는 소리이지만, 영어를 모국어로 가진 사람들에게는 '뭔가 다른데, 그 소리가 그 소리처럼 들립니다. 예를 들어 우리말에서 '갈, 칼, 깔'을 명확히 구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골, 콜, 꼴'도 자연스럽게 구별이 될 것입니다. 우리말 기역, 키읔, 쌍기역은 흐르는 공기의 양과 마찰의 정도로 구별합니다. 기역, 키읔, 쌍기역이 소리를 구별하게 하는 변별음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반면에 영어에서는 k는 키읔이라고 한다면 쌍기역을 표기하는 글자는 없습니다. 쌍기역과 비슷한 소리가 있기는 하지만, 이것이 소리를 구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쌍기역 소리는 s뒤에서 소리가 납니다. Sky, Ski, School 등의 발음에서 자연스럽게 쌍기역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쌍기역 소리로 인해서 skky, skki, skkool로 표현한다고 해서 다른 의미를 갖는 단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소리의 의미를 달라지게 하는 '변별음'이 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우리말에서는 쌍기역, 쌍시옷, 쌍디귿이 소리를 구별합니다. 영어에서도 당연히 이러한 구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말을 영어로 옮기면서 쌍기역, 쌍시옷, 쌍디귿을 표현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쌍용'입니다. 우리의 언어 구조에서는 SSang라고 해야 시옷에 해당하는 s를 두 번 겹쳤기에 쌍시옷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표현한 사례입니다. 영어에서는 자음이 겹치는 경우에 일정한 결합이 있습니다. Gr, br, sp, st와 같은 자음이 겹치는 경우로 시작하는 단어는 있지만 ss로 시작하는 단어는 없습니다. 비슷한 사례로 SSG를 우리는 '쓱'이라고 읽을 수 있습니다. 모음이 없는 자음으로 이루어진 글자이지만 영어에 없는 소리인 '으'까지 넣어서 '쓱'이라고 읽는 것입니다.

2. Kim

 성씨 '김'의 정확한 발음을 영어로 표기할 수는 없습니다. 영어 발음을 현재의 한글로 표현할 수 없기에 본 블로그에서와 "고제윤 글자(새 한글)"에서 영어의 f, v, th 등에 해당하는 글자를 개발하여 표현한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우리말에는 있지만 영어에는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반대의 경우도 존재합니다.

 더구나 알파벳은 글자는 바뀌지 않았지만, 소리는 바뀐 경우가 흔하게 존재합니다. 글자와 소리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버나드 쇼'와 같은 작가는 'ghoti'라는 단어를 만들고 이 단어의 발음은 'fish'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Gh는 enough에서 처럼 f로 소리가 나고 o는 women에서 처럼 i로 소리가 날 수 있다고 한 것입니다. Ti는 영어의 접미사 'tion'과 같은 발음에서 sh로 소리가 나기 때문에 ghoti는 fish라는 주장을 한 것입니다. 모음의 경우는 더 심하게 발음과 글자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를 흔하게 경험할 것입니다.

 우리의 성씨를 우리의 발음과 똑같이 영어로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가장 비슷한 발음을 고민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Kim'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의 성씨의 40%가 '김 씨'라는 특성을 고려할 때 'Kim' 대신에 다른 표현으로 자신의 성씨를 표현하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사례로 'Khim, Keem, Keam' 등으로 표현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김'은 명확하게 알파벳으로 이거다라는 답은 없습니다. 서로 다른 언어 구조와 발음 특성으로 인한 것이기에 그 차이를 인식하고 표현하면 "나는 김 씨지, 킴 씨가 아니야."라는 안타까운 절규도 없을 것입니다.

 또한 가지 차이는 '김'을 알파벳으로 표현할 때에는 [ㄱ ㅣ ㅁ]을 [k i m]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표현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만약 훈민정음 방식으로 알파벳을 표기한다면 k는 초성, i는 중성, 그리고 m은 종성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위의 '김'과 같은 글자 표기로 나타낸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초성, 중성, 종성을 합친 표기로 알파벳을 훈민정음 방식으로 표현한 모습

 위의 글자 모양은 '김'이라는 글자처럼 알파벳을 초성, 중성, 종성으로 각각 나누어 '김'의 글자 위치에 표현한 것입니다. K를 기역으로 보고 i를 l로 나타낸다면 미음에 해당하는 m은 받침 글자의 위치에 나타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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