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는 '어' 소리를 낼 줄 알고 '어' 소리를 쓸 줄 압니다. '어머니, 엄니'에서 보듯 '어' 발음은 우리의 대표적인 소리이자 글자 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우리의 '어'발음과 글자는 외래어에서는 사라진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어' 발음이 있는 외래어에는 '아' 발음으로 바뀐 일종의 법칙성이 존재합니다.
우리의 영어 발음에 담긴 일본인들의 영어 발음 표기의 기본 원리를 살펴보는 것은 어떻게 일제 강점기에 훈민정음 표기의 원리가 파괴되었는지를 살펴보는 증거가 됩니다. 그리고 일본인들의 영어 발음 한글 표기의 원리는 거의 100년이 흐르도록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 원리가 '어' 소리를 '아'로 표기하는 방식입니다.
위의 빨간색 부분의 발음을 보면 공통적으로 우리말과 글 '어'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어'로 표현할 수 있음에도 굳이 '아'로 표기된 것입니다.
topper - 돕빠 slipper - 쓰레빠 paper - 뻬빠 처럼 위에서 제시한 단어들을 보면 모두 '토퍼, 슬리퍼, 페이퍼' 처럼 한국인들은 충분히 발음할 수 있고, 표기할 수 있음에도 일본인들의 영어 발음을 한글로 표기하도록 했다는 점입니다.
이 원리의 출발은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 언어학자 오구라신페이와 같은 일본인 언어학자들의 영향으로 보는 것입니다. 또한 그들을 추앙하는 사람들 역시 존재했고, 그들의 영향이 지금까지 전해오고 있습니다. 이는 일본어의 기본 모음 '아,에, 이, 오, 우'의 다섯에 중요한 모음인 '어'가 빠져있기 때문에 생긴 현상입니다. 일본인들은 표기하거나 소리 낼 수 없었고, 이 원리를 훈민정음에 적용하면서 일본어 방식의 한글 영어 표기가 등장한 것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말은 어떤 언어권의 사람들이건 일정한 규칙성을 갖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언어는 공통의 소리를 가지고 있지만, 특정한 몇 몇 소리는 특정 언어권에서만 나타납니다. 그리고 이런 언어는 학습을 통해 대대로 전승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우리의 말이 일본어와 다른 몇 가지 특성도 그러합니다. 오늘 사례로 든 것은 일본어 모음과 우리의 모음의 차이입니다. 우리말은 일본어에 비해서 더 풍부한 모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어는 '아, 에, 이, 오, 우'의 다섯 기본 모음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어' 발음이나 '으' 발음이 독립된 소리로 존재합니다. 모음을 '아, 에, 이, 오, 우'만으로 생각하도록 언어 지식은 일본어에 적용된다는 사실입니다. 대부분의 언어가 모음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만, 모음을 놓고 보면 이러한 차이가 엄연히 존재합니다. 본 블로그에서나 제가 쓴 책들에서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내용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알파벳과 겨뤄도, 당당히 맞설 수 있다는 근거이기도 합니다. 언어(말)의 우열을 구별하기는 어렵다고 동의하더라도. 글자 표기에서는 기술적 측면에서 더 뛰어난, 혹은 다양한 소리 표기가 가능한 것이 훈민정음 표기라는 주장의 근거이기도 합니다.
위의 말과 글의 공통점은 우리말로 충분히 표기할 수 있음에도 굳이 일본어 방식의 영어 발음을 사용하는 것이며, 이것은 강제성과 이론적 원리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자연 발생적으로 언어 사용자 간에 생긴 것이 아니라, 강압적이면서 조잡한 방식으로 '현대화론, 근대화론'이라는 주장으로 펼쳐진 일들이며 이것이 학습을 통해 전해진 결과라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어 방식의 발음 원리는 이제 점차로 세력을 일어가고 있음도 볼 수 있습니다. Jumper를 '잠바' 대신 '점퍼'로 부르고 'meter'를 메다'대신 '미터'로 부르며 'paper'를 '뻬빠' 대신 '페이퍼'로 부르는 것에서도 그 사례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wafers를 '웨하스(과자 이름)'으로 부르고도 있지만, '웨이퍼(반도체)'로 부르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친일의 발음 대신에 주체적 언어 수용의 경향도 보이고 있습니다. 새롭게 우리의 언어 표현에 등장하는 'topper'라는 단어를 '돕빠, 돗빠' 등으로 발음하거나, 'fiber'를 '화이바' 등으로 발음하는 등의 상황도 존재하기는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본 블로그의 글이나 제가 주장하는 것이 미국을 추종하자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그들의 언어를 표기하는 알파벳에 비해서도 소리의 글자 표기라는 측면에서 훈민정음의 글자 표기 원리가 기술적으로 뛰어날 수 있음을 이해하고, 당당하게 우리글과 소리를 표현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본 블로그나 동영상에서 제시하는 발음 표기의 원리는 바로 그러한 마음에서 제시하는 글자 표기입니다. 세상의 모든 소리를 표기하는 뛰어난 글자 표기 원리임을 직접 경험해 보셨으면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3NZoKZXFHW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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